새똥
#감성시
새똥
갈산/정권식
어느 봄날
하늘은 온통 코발트 빛이었고
티 하나 없이 맑았다 우리는 모처럼
둘이서 손잡고 강변을 따라
걸었네
그런데 어디서 날아왔는지
제비 한 쌍이 머리 위를 지나가면서
힐끔 나를 쳐다보고 그대를
쳐다보더니 내 머리 위에서 뭐라
뭐라고 쫑알거린다
제비를 보려고 고개를 쳐드는
순간 뭔가 하늘에서 찍하고 떨어졌다
묽고 하얀 새똥이 내 머리에
떨어졌다
뭐야 기분 더럽게
같이 가는 너네 자기가 너무
예뻐서 하긴 내가 봐도 예쁜데
너는 오죽하겠니
시작노트: 어떤 사실에 생각 한 줄 넣고
툭하고 한 번 더 쳐준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