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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침묵

정권식 0 144 0

#자작시 

달의 침묵

갈산/정권식 


이 땅이 처음 생겨났을 때 

달도 있었다 

달은 이 땅의 밤을 지켜주었다


달은 단군왕검도 보았고 김유신도

보았으며 이름 없이 죽어간 

백성들도 보았다


달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발설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 


이제라도 달이 모든 것을

밝힌다면 세상의 모든 역사서를

새로 써야 한다


달은 왜 침묵하는가

말하기 싫으면 글로 쓰면 되지


얼굴은 전부 다 보여 주면서

입은 왜 꾹 다물고 있나


때때로 얼굴을 조금씩 가리기도

하지만 보름에는 얼굴을 전부다

보여주면서 


정작 본 대로 알려주지는

않는가


달아 별이 유난히 밝은 밤에는 

풀벌레 우는소리 들으며 노래를 하고 

비가 내리는 날에는 구름 뒤에

숨지만 말고 입을 조금씩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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