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꽃
#자작시
감꽃
갈산/정권식
연둣빛 감잎이 하나둘 씩
늘어나는 요맘때에는 그 옛날
그 사람 생각이 나요
감꽃이 하얗게 바닥을
수놓으면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감나무 아래서 만난답니다
감꽃을 먹다가 감꽃 목걸이
만들어 그 애의 목에 걸어주고
감꽃 팔찌 하나 얻었죠
아리도록 맛있는 감꽃이 피면
그때가 아련히 떠 오릅니다 이제는
이름도 잊고 얼굴도 생각나지
않지만 그 애가 그립습니다
감 잎은 언제나 연둣빛 그리움 안고
매년 그 자리에서 꽃처럼 피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