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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 떠오른 달

정구화 1 240 0

流配地에 떠오른 달


                      / 門下 鄭球和


먼동이 틀 무렵이면 그대가 머물고

있는 강변으로 내 마음은 긴 시간

온 힘을 다해 노를 젓는다오


젓고 또 내 저어도

그대 머문 집 앞 나루터 가는 길이

왜 이리 험하고 먼지 모르겠소


저문 밤이면 문풍지에 비친

환한 달빛이 그대 잠든 초가지붕 위에

떠있다 생각되니 밤잠을 이룰 수가 없구려


꽃 피고 부엉새 둥지 틀어

날아간 지가 몇 해요

뻐꾸기 구슬피 노래하던 봄날이

몇몇 해던가


부뚜막엔 불 지핀 흔적이라곤

보이지 아니하고 바느질 그릇에 담긴

실타래가 모두 풀려나가도록

옷 한 벌 지어 입지 않았을 당신


이제 와서 

뉘를 원망해 본들 무슨 소용 있겠소

날 원망 마오 

찾으려 애쓰지도

이 못난 사람 기다리지도 말고

괜스레 눈물짓지 마시구려


난 지금 당신도 보고 있을

울타리 밖에 뜬 달을 보고 있다오

당신을 참 많이도 닮았구려

1 Comments
윤석진 2020.04.11 19:06  
나뭇가지 걸린 달
저도 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