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라는 바다
부모라는 바다
古松 정종명
바람 없이 파도치는 바다가 있다
세치 가슴에 오르내리는 마른 바람이
흰 이빨을 세울 때면 사지를 찢는 고통에도 놓지 못하는 연의 굴레
때론 잔잔한 물결 찰랑찰랑 웃음꽃 피운 적도 있었지만
그 짧았던 꿀보다 달콤함 뒤에
몰려오는 먹구름 같은 파도에 멀미를 해야만 했다
울타리라는 작지만 끝없이 넓고 깊은
바다는 무엇이든 품어 녹이는 용광로
새끼 위한 희생은 당연한 것이라고
그 아픔을 모르면 어른이 아니라고 책에도 없는 억척같은 내력
자식이 백 살이 되어도 부모 눈엔 철부지일 뿐이기에 칼등처럼 좁은 가슴엔 바람 잘날 없이 파도에 찢기고 망가져 너덜너덜 상처투성이
내 부모 되어도 그 상처 보듬지 못하는 거친 바람인 것을, 아직도.
2020. 07.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