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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는 바다

정종명 2 502 0

부모라는 바다


                                 古松 정종명



바람 없이 파도치는 바다가 있다


세치 가슴에 오르내리는 마른 바람이

흰 이빨을 세울 때면 사지를 찢는 고통에도 놓지 못하는 연의 굴레


때론 잔잔한 물결 찰랑찰랑 웃음꽃 피운 적도 있었지만 

그 짧았던 꿀보다 달콤함 뒤에

몰려오는 먹구름 같은 파도에 멀미를 해야만 했다


울타리라는 작지만 끝없이 넓고 깊은 

바다는 무엇이든 품어 녹이는 용광로


새끼 위한 희생은 당연한 것이라고

그 아픔을 모르면 어른이 아니라고 책에도 없는 억척같은 내력


자식이 백 살이 되어도 부모 눈엔 철부지일 뿐이기에 칼등처럼 좁은 가슴엔 바람 잘날 없이 파도에 찢기고 망가져 너덜너덜 상처투성이


내 부모 되어도 그 상처 보듬지 못하는 거친 바람인 것을, 아직도.


2020.   07.   01.


2 Comments
윤석진 2020.07.01 22:58  
바다라는 의미가
다 포괄하는 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정종명 2020.07.03 07:46  
행복한 나날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