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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

정종명 2 601 0

삼거리


                             古松 정종명



갈 곳 잃어 떠도는 집시 같은 삶


어스름 해 질 녘 이정표도 없는 삼거리엔 

적막만 흐르고 멈춰 선

발걸음 앞을 가로막은 어둠은

쉬 길을 열어 주지 않는다

검은 장막을 드리우기 전 벗어나야

했을 삼거리였다

어둠 속에는 수많은 이야기를 

숨기고 있으나 보지 못할 뿐인데

지나온 세월 걸어온 길에 내재된

희로애락을 기억 속에 침잠해 두고

밝은 아침 해처럼 환희에 찬 발걸음만 

생각했어야 했다


길가 잡초 같았던 삶 힘에 밝히며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흘러...


나침판처럼 가로선 길목에 추억처럼

가로새긴 사연들이 도사리고

아직 걸어보지 못한 길을 앞에 두고

하루를 깨우는 수탉 홰치는 소리처럼

도도히 헤치고 가야 할 길

그 길을 마주한 눈은 초롱초롱

별빛 되어 빛나는데 비어가는 가슴은

태평양 한가운데 우뚝 선 부표처럼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며 갈피 찾지

못하고


구만 리 굽은 길 위를 홀로 뚜벅이처럼 

유유자적한 삶 발길 

가는 대로 가슴을 열고.


2020.   06.   07.

2 Comments
윤석진 2020.06.08 09:35  
삼거리
.
.
어디로 가야하나
정종명 2020.06.13 08:06  
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