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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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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의자 (1,498)


                          古松 정종명



임 떠난 

빈 의자의 허망한 공간

쓸쓸함에 젖어 있다


맥 빠진 

초겨울 오후 햇살이

발을 뻗고 누웠다 떠나고


단풍잎이 

살며시 앉았다가

찬 바람 따라가버린

빈 의자


침묵이 

누룽지처럼 눌어붙어

묵언 수행 중인데


여린 초침이 

끌고 온 뒷산 그늘이

비스듬히 누워 자리를 지킨다.


2021.   12.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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