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92
어제
441
최대
3,402
전체
956,488

허수아비

정종명 0 251 0

허수아비 (1,489)


                      古松 정종명



황금 들녘 모두가 내 것인 냥

어깨 추켜 세워 환한 미소 띠고 섰다


만물이 풍만한 계절 울 엄마도

사뿐사뿐 발걸음 가볍고 의연한 몸가짐에 배 부른 한철이었다


풍년가 즐길 사이도 없이 기계소리 요란하게 허한 빈 들판 가운데

홀로 선 허수아비 빈털터리다


챙 넓은 밀짚모자 눌러쓴 저양반 

울 엄마처럼 한 계절 세상을 다 얻은 듯 푸짐한 마음만 부자였겠지


빈농인지라 농사지어 도지 주고 

텅 빈 곳간 잠깐 부자 

허수아비 널 통해 울 엄마를 보네.


2021.   11.   20.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