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마고우
죽마고우 (1,486)
古松 정종명
코흘리개 불알친구 그리운 날
색 바랜 추억을 끄집어내어 본다
항상 뇌리 속에 박혀있는 손가락 아픈 친구 있다
먼동 따라 일어나 고단한 하루를 열어가던 코흘리개 허울 좋은 개살구 부잣집 막내아들
어릴 적에 아버지 손에 이끌려 들어간 아버지의 집 새엄마 밑에서 한 번도 사람대접받지 못한 태생의 비밀 때문에 감내해야 했던 아픔 이겨내지 못하고 그 집을 등진
참혹했던 고통 이겨내고 어엿한 서울 사람이 된 친구
좋은 사람 만나 가정 이루고 가장이 된 친구
쓰리고 아픈 가슴 달래려 종교에 귀의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친구가 그립다
수년 만에 수화기 너머 떨리는 목소리
많이 밝아지고 의연해 있다
소박한 우리네 삶
네가 돌아올 그날 위해 나 또한
고향의 언저리에 서성이고 있다.
2021.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