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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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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古松 정종명



우듬지에서 발아한 꽃불

뜨거운 열기를 잠재우지 못해

도심의 공원에 맞불을 놓아

들불처럼 도시를 태우고

능선을 향해 밀고 오르는 기세

연기도 없이 붉게 불타는 단풍

계절의 한가운데를 지나

우듬지 불꽃은 잦아들고

야산의 불길에 묵은 추억을 태우며

도시의 밤은 잠들지 못한 채

화염에 휩싸여 아우성치고 있다


젊은 날 모닥불 지펴놓고 까만 밤 

새워 흥청거리던 패기 

발 없는 세월이 앗아가 버리고 

강철 같던 몸 짚불처럼 삭아 든다


만추가 지핀 불꽃 세상을 집어삼키려는 화염 맞불로 잠재운다.


2021.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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