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한 꿈
원대한 꿈
- 씨앗
古松 정종명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작은 씨앗 한 톨에도 종족의 근원을
간직한 비밀이 존재한다
먹고 먹히는 생존의 게임
신기루 같은 갑옷 속에 무장한 알맹이
눈 떨 조건이 아니면 몇 백 년
또는 천 년 세월이 흘러도 눈 감고
기회를 염탐하고 있다
한 알의 열매도 제 몸 섞이지 않으면
새싹을 틔울 수 없는 이치
식물의 씨와 동물의 씨의 차이와
인간의 씨는 어떠한지 돌아볼 일
엄니 품속 같은 땅속에 죽은 듯 잠자던
작은 낱알 한낱 한낱이 큰 숲을 이루려면...
말라비틀어져 쭉정이 같은 씨도
물과 흙 햇살이 하나 되는 순간
생명의 신비는 용트림하며
살아 숨 쉬는 것이다
하찮은 낱알이 싹 틔울 때 비로소
씨앗이란 원대한 꿈은 시작되고.
2020. 0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