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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기를 다지다

정종명 0 555 0

결기決起를 다지다 (1,468)


                       古松 정종명



고사목에는 까치도 집을 짓지 않는데

고사목보다 못한 삶을 사는 나


주목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인데

한백 연도 못 사는 인생 

어느새 반환점을 돌아 저만치 왔으니 

면목없는 생이다


요절한 문호文豪들은 짧은 생에 수많은 업적을 남겼는데

몇 곱절 밥만 축내고 밥값을 못하는지


까치 한 마리 

지나가던 비둘기 한 마리 앉지 않는 몸통을 구부정하게 세우고 섰는가


시인이란 고명高明한 명예를 더럽히지 않으려면 

흔들리지만 꺾이지 않는 대나무가 생애 단 한 번 꽃을 피우는 것처럼


한 번뿐인 생 사지라도 찢어 설산에 걸어 

배고픈 새들의 양식이 되는 육신 공양의 

결기라도 다져야겠다.


2021.   10.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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