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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지 못한 가을 연서

정종명 0 276 0

전하지 못한 가을 연서 (1,464)


                            古松 정종명



잔잔한 하늘 가득 빛살이 내리고

오색 잎새들 살가운 바람에 몸을 싣는다


가벼운 바람이 가을의 말을 전하며

들녘을 휘돌아 우듬지로 오르면

알알이 영 걸어 고개 숙인 알곡들 구수한 내음에 출렁이는 황금물결


미처 전하지 못한 가을 연서 

가슴에 품고 해맑은 미소 흘리며 

홀로 선 허수아비는 어둠 내린 들녘에서 잠들지 못한다


밤바다를 수놓던 풀벌레 애절했던 사랑의 하모니도 차츰 잦아들고

계절은 처연히 바통을 넘긴다.


2021.   10.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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