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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편 가을

정종명 0 252 0

자리 편 가을 (1,460)


                        古松 정종명



아직 이루지 못한 꿈들이

구석진 곳에 낙엽처럼 쌓여 있는데


붉은 열정의 계절이 스산한 가을바람에 열기를 식히며 

저물어 가는 서산에 걸 터 앉았다


어지간히 물오른 계절은

속절없이 사립문을 밀치고 뛸 처 나가 

화려한 네온사인 불빛에 파고든다


풀린 동공은 초점을 맞추지 못해

일그러진 얼굴로 눈만 껌벅일 뿐

가을을 읽을 수 없다


무지갯빛 단풍이 치장한 가을

가슴에 자리 펴고 눕는다.


2021.   0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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