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편 가을
자리 편 가을 (1,460)
古松 정종명
아직 이루지 못한 꿈들이
구석진 곳에 낙엽처럼 쌓여 있는데
붉은 열정의 계절이 스산한 가을바람에 열기를 식히며
저물어 가는 서산에 걸 터 앉았다
어지간히 물오른 계절은
속절없이 사립문을 밀치고 뛸 처 나가
화려한 네온사인 불빛에 파고든다
풀린 동공은 초점을 맞추지 못해
일그러진 얼굴로 눈만 껌벅일 뿐
가을을 읽을 수 없다
무지갯빛 단풍이 치장한 가을
가슴에 자리 펴고 눕는다.
2021. 0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