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은 날
운 좋은 날 (1,458)
古松 정종명
태풍과 늦장마에 몸과 맘이
축 처진 맥빠진 날 온종일 비바람
오락가락한다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는
옛말이 불현듯 살이나
마른 입맛을 다셔 본다
이심전심 궁하면 통한다 했던가
막내 동서가 더위를 이겨낼 보양식
석 자짜리 민어탕 한 그릇 하자고
청한다
망망대해 거센 파도를 가르던
푸른 힘줄이 파닥이며 절규하고 있다
민어회 부레수육 민어탕
구수한 바다의 진미에 혀가 요동치고
더위에 지친 몸에 기름칠을 한다
남은 여름은 식은 죽 먹기가 되리라
절로 힘이 쏟는다.
2021. 09.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