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 -여름날의 기억
유년시절
- 여름날의 기억 (1,449)
고송 정종명
마을 어귀 아름드리 정자나무 늘어선 당산
매미 노래 귀가 따가운 여름날
코흘리개들 몽당 바지에 검정 고무신 끌고
하나 둘 모여들어
풀 한 포기 없는 무덤에 미끄럼을 타고
구슬치기 땅따먹기 비사 치기에
배고픈 줄 몰랐던 추억 속의 세월
먼 미래를 예측이나 한 듯
한 뼘 땅이라도 더 따먹으려 손 톱이
닳도록 바둥대던 땅따먹기 놀이
온몸 땀에 절면 앞 냇가 웅덩이로
달려가 멱 감고 와서 또 놀이에 해지는 줄
몰랐던 꿈을 키우던 유년
짚고 일어설 짝지 없어 그림의 떡 같은
암울한 현실에 유년의 놀이가
구멍 난 가슴에 여운을 일으키고
닭장 같은 내 집 한 칸도 버거운 독사 같은
세상 살아가고 있다.
2021. 09.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