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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성큼 다가왔다

정종명 0 190 0

가을, 성큼 다가왔다 (1,443)

                            고송 정종명

피부에 와 닫는 바람의 살결이
무딘 감각에도 감미롭다

선들선들 잎새를 떠미는 바람
무겁지 않고 가붓하다

먹구름 사이 간간이 보이는 하늘
더없이 파랗고 높아있다

장독대 옆 대추나무엔
불그스레 맛을 올리고
풋밤 송이는 티를 벗어간다

매미소리 힘 잃어가고
깊어 가는 밤 귀뚜리 노래에
별은 초롱초롱 빛난다

담장 타고 놀던 애호박
어느새
달덩이 얼굴에 분粉꽃 피운다

끈적이던 찜통더위도
입추의 손아귀에 잡혀
힘이 쭉 빠졌다

가을,
성큼 다가와 몸에 착 감긴다. 

2021.   0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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