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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편지

정종명 2 344 0

손 편지 (1,438)


                          고송 정종명



삶의 무게에 몽그라진 손가락이

모나미 볼펜을 잡았다

먹물 같은 하늘이 내려앉아 잉크가 되었다

은색 입술이 삐죽거린다

묵은 사연이 하얀 그대 가슴에 사연을

속살거리고 있다

적나라했던 그리움의 목멤을

간절했던 보고픔의 가슴 저림을

마음속 심연에 걸어 두었던 고백들이 실타래처럼 두툼해진다

유난히 해가 밝은 거리를 느린 걸음으로 걸어간다

볼펜 심은 주변의 속삭임에 관심조차 없이 

오직 그대 그리움의 속마음만 되뇔 뿐이다

마른하늘에 번개가 쳐도 뛰지 않을 느긋함으로 

서녘 하늘에 드리워진 무지개처럼

그렇게 그리웠노라고

한 장을 채운 사연은 뒷장을 넘기고도 계속 풀어내며 골몰히 페이지를 채우고 있다.


2021.   08.   10.

2 Comments
cbyungun 2021.08.10 21:39  
배람합니다.
조만희 2021.08.12 18:04  
선생님
강건하셨는지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세월이 흐르니
손 편지가 부쩍 그리워지네요
선생님의 고운시 배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