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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어 두련다

정종명 1 309 0

덮어 두련다 (1,433)


                            고송 정종명



비에 젖어 흐느적 그리는 그림처럼

색 바래져 가는 기억을 소환해 본다


동이 동이 피가 끊던 여름날이었다

차마 입에 담기조차 머쓱한 그러나

잃을 수 없는 크나큰 사건의 전말


절대적 비밀이란 없는 법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꿈결같이

귀속을 파고든 풍문

거짓이기를 기도했지만 현실이 된 악몽


어둠에 쌓인 뒷골목 같은 음침한 아픔

달맞이꽃처럼 피어 들춘 기억


지워지지 않는 상처 옹이로 박혀

순순히 통증이 되살아나 잠자던

추억은 소환되고 뜬눈에 지샌 긴 밤


애 서 외면하면 더욱 생생한 기억

나보다 더한 고통 속에 걸어갈 

그 사람 용서로 덮어 두련다.


2021.   07.   31.

1 Comments
cbyungun 2021.08.02 19:12  
배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