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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흉한 가족

정종명 1 316 0

음흉한 가족 (1,428)


                            고송 정종명



강변 수양버들 한 그루 긴 그늘을 드리운 

열기 왕성한 한낮 엉큼하고 음흉스러운 가족 한가롭다


숲속의 청소부 물불 가리지 않는 

사냥꾼 새끼들 장난에 더위를 달래는 시간 

갈대밭을 거쳐온 바람이 살랑살랑 숲을 헤치며 들판으로 떠났다


천적이 사라진 지상의 무법자 야행성

뒷산 그늘이 거뭇거뭇 내리는 숲속 둥지에 참새떼 어둠을 물고 오면 제 세상 만난 넝마 하루의 일과가 벅차다


근동에서 능글능글하기로 소문난 박 씨의 강변 수박 밭 희미한 호야 불

졸음에 껌벅거리면

살금살금 잠행을 나선 빈 원두막에 무겁게 내려앉은 침묵만 서성거리고


머지않아 찾아올 춥고 배고픈 시련의 계절 

조바심에 쉬지 못하고 여기저기 코를 끌고 어둠을 헤치는 바지런한 가족들


한계선을 넘나들며 배를 채우는 허기진 눈동자 밤을 밝히는 너구리 가족.


2021.   07.   21.

1 Comments
cbyungun 2021.07.22 21:05  
배람합니다
무더운 여름 건승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