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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뒤의 서정

정종명 1 330 0

비 온 뒤의 서정 (1,422)


                           고송 정종명



꾸물거리다 뒤늦게 온 장마

동이 동이 퍼 붙던 비의 반란

숨 고르기 하는 산야


죽은 듯 엎드려 있던 매미 떼

시원하게 한 곡조 뽑아내고

개울물 하얀 물보라 

콸콸콸 쏟아내는 화음 

자연의 하모니 가슴 체증 씻어 내고


숲속 작은 산새들 주린 배 채우고

숲을 깨우는 음악회 한가롭다


가끔 하늘 높이 꾀꼬리 청아한

장단을 맞추니 소름 돋아 

바람 한 점 없이 이마에 땀방울을 지운다


지친 듯 축 늘어진 산야의 빗살 풍경

가슴 서늘함으로 다가오고.


2021.   07.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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