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의 서정
비 온 뒤의 서정 (1,422)
고송 정종명
꾸물거리다 뒤늦게 온 장마
동이 동이 퍼 붙던 비의 반란
숨 고르기 하는 산야
죽은 듯 엎드려 있던 매미 떼
시원하게 한 곡조 뽑아내고
개울물 하얀 물보라
콸콸콸 쏟아내는 화음
자연의 하모니 가슴 체증 씻어 내고
숲속 작은 산새들 주린 배 채우고
숲을 깨우는 음악회 한가롭다
가끔 하늘 높이 꾀꼬리 청아한
장단을 맞추니 소름 돋아
바람 한 점 없이 이마에 땀방울을 지운다
지친 듯 축 늘어진 산야의 빗살 풍경
가슴 서늘함으로 다가오고.
2021. 07.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