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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날들

정종명 1 300 0

보랏빛 날들 / 정종명



쉼 없이 흐르는 저 푸른 강물처럼

내 청춘도 걸림 없이 떠내려가고

가뭄에 쩍쩍 가라진 강바닥처럼

그렇게 말라 가던 날들

한순간도 피할 수 없는 아비규환 같은 삶의 현장

거센 파도를 가르는 쪽배처럼 위태로움을 이겨낸 아름다운 승리

고장 나고 망가진 기계 같았던 운명 

한고비 두고 비 넘기며 살아온 생

아름답고 고운 노을빛 같은 날도 

서럽도록 고달픈 저녁도 있었지만

새봄 같은 인내로 버티어 온 장밋빛 멋진 날들

황혼 길에 선 중년 붉은 햇살이 차장에 스치는 꽃길처럼 

순간순간 멋스러운 풍경들을 이어 주며

아직은 살만한 날들이라고 보랏빛 연서를 전해주고.


2021.   07.   01.

1 Comments
정병운 2021.07.01 23:16  
그렀습니다
아직은
살만한 날들
그래서 더욱 고마운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