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날들
보랏빛 날들 / 정종명
쉼 없이 흐르는 저 푸른 강물처럼
내 청춘도 걸림 없이 떠내려가고
가뭄에 쩍쩍 가라진 강바닥처럼
그렇게 말라 가던 날들
한순간도 피할 수 없는 아비규환 같은 삶의 현장
거센 파도를 가르는 쪽배처럼 위태로움을 이겨낸 아름다운 승리
고장 나고 망가진 기계 같았던 운명
한고비 두고 비 넘기며 살아온 생
아름답고 고운 노을빛 같은 날도
서럽도록 고달픈 저녁도 있었지만
새봄 같은 인내로 버티어 온 장밋빛 멋진 날들
황혼 길에 선 중년 붉은 햇살이 차장에 스치는 꽃길처럼
순간순간 멋스러운 풍경들을 이어 주며
아직은 살만한 날들이라고 보랏빛 연서를 전해주고.
2021. 07.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