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질서

아름다운 질서 / 정종명

높은 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숲

여러 종의 나무들이 뒤섞여 

무 질서 하게 숲을 이루고 있는 줄

알았다

키가 큰 수종들은 그들만이 집단을

이루고 있고 그 사이사이 키 작은 나무들은 태양을 보지 못해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숲속에 들어가서야 알았다

소리 없이 지켜지는 질서 속에

크고 작은 예쁜 동식물들을 품어 키울 수 있음을 깨달았다

엇비슷한 수종들 끼리 서로 어깨 비비며 적당한 질서를 지키며 울창한 숲이 된다는 사실

세상사 끼리끼리 모여 살면 즐겁고 잡음이 덜하듯이

그들만의 리그가 부작용 없이 아름다운 것처럼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듯

자연이 만든 질서는 스승의 가르침 보다 명확한 해답인 것을.

2021.   0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