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못
대못 (1,407)
고송 정종명
가슴 깊이 박아 둔 사랑의 연서
이제야 네게로 붙인다
내 가슴에 대못 하나 쳐 놓고
가버린 너를 향한 애절한 사랑
녹슬고 망가진 못
그 상처에 의지한 채 버티어온 세월
이젠 설익은 푸른 바람의 힘 빌려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다
긴 시간 이별을 적은 깃발 나부끼는
시린 창공이 두려워 고개 숙인 슬픔
가슴을 짓누른 눅눅한 그리움의 무게
실록을 스치는 붉은 태양에 말린다
대못 빼낸 가슴 깃털처럼 가벼워
남은 삶의 여정 길 단잠을 꿈꾼다.
2021. 06.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