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 밭
향토 밭
古松 정종명
추운 날 아랫목 찾듯 가고픈 곳
마른 햇살 골목에 자리를 깔고 있다
콧물 묻은 어린 날 꿈 돌담 밑에
웅크리고 앉아 낯선 듯
외면할 뿐 아는 채도 않는데
정체 모를 한 줌 바람이 스치고
철새처럼 날아갈까 꾹꾹 누른
그리움이 설물처럼 밀려들 때
살짝 꺼내 보던 파노라마 같은
발자취 된바람에 문풍지처럼 운다
밤마다 거리를 메우던 동무들
대부분 흙밥되어 빈 골목 인적 없다
외상술에 개 되어 짓어 되던 고향무정,
슬픔처럼 응어리며 거니는 걸음
눈 감고도 다니던 길 옛 모습 어딜 갔나
앞앞이 낯설다
대처에 누인 몸 숨 막히는 생존의 경쟁 속에 자주 밟지 못한 탓에 자국마다
진을 친 잡초가 지켜낸 언저리
그곳 까마귀도 반가운, 나
돌아가야 할 산비탈 찰진 밭.
2020. 0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