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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 밭

정종명 2 624 0

향토 밭


                          古松 정종명



추운 날 아랫목 찾듯 가고픈 곳


마른 햇살 골목에 자리를 깔고 있다

콧물 묻은 어린 날 꿈 돌담 밑에

웅크리고 앉아 낯선 듯 

외면할 뿐 아는 채도 않는데

정체 모를 한 줌 바람이 스치고

철새처럼 날아갈까 꾹꾹 누른

그리움이 설물처럼 밀려들 때

살짝 꺼내 보던 파노라마 같은

발자취 된바람에 문풍지처럼 운다


밤마다 거리를 메우던 동무들

대부분 흙밥되어 빈 골목 인적 없다


외상술에 개 되어 짓어 되던 고향무정, 

슬픔처럼 응어리며 거니는 걸음

눈 감고도 다니던 길 옛 모습 어딜 갔나

앞앞이 낯설다

대처에 누인 몸 숨 막히는 생존의 경쟁 속에 자주 밟지 못한 탓에 자국마다

진을 친 잡초가 지켜낸 언저리


그곳 까마귀도 반가운, 나

돌아가야 할 산비탈 찰진 밭.


2020.   05.   22.

2 Comments
윤석진 2020.05.22 21:12  
비탈진 밭
풀만 무성해져 있는지
내 고향 땅 팔기도 그렇고...

고민입니다.
정종명 2020.05.25 12:07  
항상 감사합니다.
복된날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