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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고택

정종명 1 241 0

초라한 고택 (1,405)


                           고송 정종명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아직 명쾌한 답을 내리지 못한다


잠시 여행길처럼 다녀가는 생

왔다간 흔적 한 줌 흙으로 남는데


조상의 뼈가 묻혔고

내 뼈를 썩혀야 할 곳

고향 선산은 가문의 자랑


풀잎에 이슬 같은 이생의 삶

한 줌 재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이치


짧은 삶 속에 몸 뉘 일 집 한 칸 없는 빈곤을 죽어서도

이어가야 하는 장난 같은 운명


세월 따라 빈부의 차등 없이 선산 한 평 반 육신 누일 수 없으니 죽음 앞에 평등이란 말로 받는 위로


여기 주인 없는 어느 분 영원의 집

마른 검불 속에 초라한 고택이 있다.


2021.   06.   05.

1 Comments
영고성쇠
어디
누구 탓이랴
그저 순리로 이해함이
배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