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고택
초라한 고택 (1,405)
고송 정종명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아직 명쾌한 답을 내리지 못한다
잠시 여행길처럼 다녀가는 생
왔다간 흔적 한 줌 흙으로 남는데
조상의 뼈가 묻혔고
내 뼈를 썩혀야 할 곳
고향 선산은 가문의 자랑
풀잎에 이슬 같은 이생의 삶
한 줌 재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이치
짧은 삶 속에 몸 뉘 일 집 한 칸 없는 빈곤을 죽어서도
이어가야 하는 장난 같은 운명
세월 따라 빈부의 차등 없이 선산 한 평 반 육신 누일 수 없으니 죽음 앞에 평등이란 말로 받는 위로
여기 주인 없는 어느 분 영원의 집
마른 검불 속에 초라한 고택이 있다.
2021. 06.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