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풍경

아름다운 풍경 (1,401)

                           고송 정종명

도시근교 빈촌 마을 어귀

쓰러지던 폐가가 눈부신 변신을 했다

흙냄새 그리워 귀농한 집주인 번듯하게 리모델링하여 그럴싸하게 꾸며 놓았다

옛 주인의 희로애락 고스란히 간직한 채

새로운 삶을 시작한 셈이다

깔끔한 테라스 원탁에 커피 한잔 놓고

먼 산의 풍경을 즐기는 모습

한 폭의 수채화보다 아름답다

한바탕 쏟아지는 소낙비

양철 지붕을 때리는 빗방울의 화음

추녀 끝에 춤추는 빗물의 소나타

어우러져 빗어내는 명작이다

자연에 묻힌 텁수룩한 촌로 같은

소소한 행복이 있는 값진 풍경에 빠진다.

2021.   0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