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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꽃이 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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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꽃이 피면 (1,394)


                          고송 정종명



장미가 불꽃을 피우는 계절

소쩍새 울음 서글퍼 별을 쫓아

헤매는 거리엔 아리송한 옛님 향기

인 듯 스치는 바람결이 감미롭다


길게 늘어선 가로등 불빛에도

고운 자태 황홀한 열아홉 순정 옅은 숨결이 갓난쟁이 피부처럼 부드러운 오월의 밤은 새근새근 잠들어 있다


식어 굳어진 식빵처럼 둔탁한 감성도

나비 애벌레처럼 꼼지락 되며

쉽게 지워지지 않는 그녀의 향수 같은

진한 장미꽃 내음 새벽이슬에 젖어

스멀스멀 밀려와 겨울 나뭇가지 같은 마른 가슴에 기름을 붓는다


생각과 행동이 따로 노는 중년의

질긴 그리움은 꿀을 따는 벌처럼

빛바랜 추억 들을 들수셔

새벽으로 가는 오경五更에도 맹숭맹숭 뜬눈이다


장미가 피는 오월 거쳐야 할 의례인양 사춘기처럼 홍역을 치르며 중년의 애환이 한층 무르익어간다.


2021.   0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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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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