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이유
古松 정종명
한때 화려하고 푸르던 꿈
그 달콤했던 꿈의 기억 지울 수 없다
어떠한 악조건 속에서도 행복할 것 같았던
금빛 미래가 오월의 장미보다
붉던 우리 믿음 어름보다 차갑게 녹아
그대 떠나버린 후 난 이겨 내기 힘든
시련에 비틀거려야만 했다
척박한 콘크리트 틈 사이 뿌린 내린
잡초처럼 목마른 사랑의 갈증과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외면을
이겨 내야만 했다
행여 그대 소식 스치는 바람결에
묻어올세라 길게 목 빼어 흔들려야
했던 암울했던 시공간 견뎌온
영혼은 남루한 형색의 노숙자처럼
떠돌다 자리 잡은 보금자리는
휑한 바람만 드나드는 골목이었다
퀴퀴한 매연 숨 막히는 고통도 그대
기다림의 희망에 묻고 하늘 높이
비상하는 새가 될 그날을 기다리며
돌담 밑에 섰다
꼭 이루어야 할 꿈 있기에 현실의 매몰찬
형벌을 이겨낼 이유가 된다.
2020. 05.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