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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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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1,387)


                          고송 정종명



겨우내 눈 한 송이 내리지 않는 곳

봄도 어지간히 부풀어 막바지인데

거리 가로수에 새하얀 눈꽃을

뒤집어쓴 나목들 

설국에서나 만날만한 진 풍경

눈이 시리도록 푸른 잎새

소복소복 눈송이 쌓여 있다

한낮의 햇살 따갑고

수은주는 초여름에 가까운데

눈꽃 송이 활짝 피워 눈이 부시다

밤새 내린 눈발들

아침햇살 받아 주르르 눈물 흘리며

녹아 물이 되어버리는 겨울눈

하지만

곡우 즈음 곱게 핀 눈꽃

은은한 향기를 날리며

팝콘처럼 툭툭 벙글은 하얀 꽃

봄꽃들 떠난 계절의 언저리

빈자리에 설화를 피워 놓고

오가는 길손 허기진 가슴을

채워 준다.


2021.   04.   30. 

1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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