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이슬 (1,383)
고송 정종명
보내지 말아야 했는데
차마 가로막지 못한
가벼운 빈곤의 허물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참혹한 이별
지금도 눈 감으면 주르르 흐르는
이슬 눈썹에 달렸다
애간장 타도록 아팠던
긴 세월 가슴 깊은 심연에서
솟구치는 맑은 샘물처럼
발등에 흥건히 이슬로 적힌다
성자의 사리처럼 영롱한
작은 물방울 널 향한 그리움이
첩첩이 쌓이고 쌓여
결정된 아름답고 숭고함의 상징
새벽 아무도 몰래 싹 혀야 했던
쓰라림 뼈에 사무치는 그리움
오직 널 위한 내 마음의 증표
아침 햇살에 이슬로 맺혔다.
2021. 0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