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민들레
흰민들레 (1,373)
고송 정종명
묵묵히 지켜온 터전 외세의 범람에
빼앗겨 떠돌이 신세 된 토종
소박맞은 여자처럼 외래종에 밀려
자취 감추었던 이 땅의 주인인 민초
망각의 강은 소리 없이 흘러 주인 행세하는
노랑 민들레들의 득세에
밀려났던 자리 되찾아 주려 무던히
노력한 끝에 일가를 이뤘다
척박한 곳에 몸 낮추어 살아온 민초의
한을 지켜본 증인이자 동반자
백의민족처럼 고단한 삶의 역경 겪으며
이겨낸 격랑의 꽃
하얀 무명 수건 둘러쓴 내 엄니 같은
하얀 민들레 순박한 귀한 꽃.
2021. 04. 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