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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엔 엄마가 산다

정종명 1 258 0

그곳엔 엄마가 산다 (1,371)


                                  古松 정종명



동트면 제일 먼저 햇살 내려앉는 곳

그곳엔 엄마가 사신다


하얀 무명 치마저고리 풀 먹여 다듬질해 입고 머리엔 수건 정갈히 쓰시고 새벽어둠 밝고 이고 오신 맑은 물에 행주 빨아 조석으로 닦으시던 장독대


단지 단지 채워 놓은 달콤하고 짭조름, 묵혀 곰삭은 고추장 된장 간장

가족들 건강 위한 정성이 맛들고

쌀독은 비어도 장독은 비울 수 없는 

곳간 엄마의 자존심


밤이면 정화수 한 그릇에 촛불 피워 손바닥 닳도록 가족들 무사 안녕을 소원하는 곳

주변엔 봉선화 맨드라미 심어 허한 가슴에 향기를 채우시고


부정한 기운 범접치 못하도록 금줄이 막고 섰던 엄마의 공간


티끌 하나 벌레 한 마리 용납하지 않았던  장독간 반들반들 윤기 흐르던 독들이 만개한 백합꽃처럼 환하다


저승꽃 곱게 내려앉은 울 엄마 얼굴엔 하회탈 같은 미소 스미고.


2021.   03.   29.

1 Comments
어머니
언제나 나의 고향
힘들면 찾아가 기대는 곳
그 어머니
보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