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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

정종명 2 311 0

봄나물 (1,370)


                            古松 정종명



보릿고개 참혹했던 시절 꿈에

볼까 두려운데


죽은 부지깽이가 살아나 산을 이룬다는 

계절은 덤불에 걸려 미적거리며 세월을 세고 섰다

초목 같은 푸른 잎들 대침같이 

뾰족뾰족 고개 든 순, 지친 입맛을

자극하여 갈증을 더하고


한 서린 시집살이 매운 고추보다 매워

눈물에 얼룩진 날들 물먹은 종이처럼

눅눅하고 이끼 낀 석돌처럼 퍼석하니

뒷산 그늘 속에 누워 있다


초근 모피로 연명한 늙어간 시간들

기억 속에 아련한데 약으로 대접받는 아이러니한 세상


이른 봄을 청해 그믐밤같이 무겁고 찍찍했던 나른한 몸에 젊은 풀 먹여 발걸음 가벼이. 


2021.   03.   27.

2 Comments
그리움
아련하게
마음에 남아있네
배람합니다
정종명 2021.03.31 07:52  
학리 시인님

상큼한 봄나물로 입맛 살려
건강한 생활 빕니다.
늘 응원의 사랑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