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꾸미가 제철
주꾸미가 제철 (1,362)
고송 정종명
서해 해안선 따라 봄바람이
간물을 데우면 주꾸미 제철이다
바닷가 수족관 가득
한 폭 수채화 같은 꽃이 만개했다
평생을 내 집 없이 떠돌다
아늑한 침실 소라 껍데기 단칸방
빈집에 세 들어 단잠 들었다
이쁜 자식 낳아 일가 이룰 희망도 잠시
용왕님의 저주였을까 뭍에 끌려와 수족관 벽에 하얀 매화꽃 수놓았다
하얀 쌀밥 같은 자식들 한 아름 안고 해산을 꿈꾸다 영어의 몸 되었다
붉은 고춧가루 양념 뒤집어쓰고
화려한 장미꽃 피웠다.
2021. 0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