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여유
겨울의 여유 (1,342)
고송 정종명
오르락내리락 달려와 꼴인 선에 서서 안도의 한숨을 내뱉는 마라토너처럼
만물이 또 다른 삶을 준비하며
살아온 뒤안길 위에 쉼의 행복을
펼치는 겨울의 넓은 앙가슴에 안겨 본다
잠든 듯 고요한 땅속엔 치열한 삶이 꿈틀 되고
새살림 준비에 사활을 거는 사이 태연히 찬바람을 나뭇가지에 걸어두고 탄 청 부리는 겨울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처럼 방심은
곧 죽음이란 생과 사의 전투 같은 세상이 위태로움 일지라도
처연히 새봄을 기다리며 박꽃같이 흰 설화를 그리는 낭만적 여유.
2021. 0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