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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의 무덤

정종명 0 289 1

소나무의 무덤


                             古松 정종명



숲속의 처연한 죽음을 대한다


죽음이란 언어 참 허무함을 품고 

어미의 무덤 옆으로 자식들

망연 자실 허공을 바라보며

숙연한 모습이다


지나든 바람이 문상을 오면 서걱서걱

울부짖는 소리 가슴 무너져 내지고


음침한 어둠이 내리면 숲속에 검은

상복의 상주들 숨죽여 흐느끼는 

통곡소리에 산은 살아 있음을 보이고

숙달된 염사의 솜씨인 듯 반듯하고

각진 저 묵직한 사체가 아름답다


한때 재목의 패기 하늘을 찌르듯 했으나 

작은 곤충의 이빨에 지키지 못한 삶


한 생 끝은 결코 가볍지 않은 여운

하찮은 죽음 없으니 몸 섞어 후손을 살리고.


2020.   04.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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