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 본 아쉬움
뒤돌아 본 아쉬움
고송 정종명
숨차게 내달린 한 해
사냥개에 쫓기는 사슴처럼
목숨 부지 애달픈 순간순간
삶의 한 페이지를 덮어 놓고 멍한 눈으로 어둠 덮인 창밖을 응시하노라면 목덜미를 무는 듯 소름 돋는 하루가 엎드린 채 숨 고르기를 한다
돌아보면 섬뜩한 의미 없는 시간들
다시 올까 두려운 사투의 날들 빈손으로 흘려보낸 한 해가 이어질까 두려운 송년의 아침
기어이 내년은 오고 말 것인데...
신발 졸라 신고 알찬 실리를 찾아 헤매야 하는 고난의 행군에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작은 호주머니도 채우지 못해서
왠지 가벼운 어깨에 아물하고 공허한 이 뒷맛은 욕심일까
이맘때면 다잡고 후회해보지만 또 겪어야 하는 빈곤
거짓말도 자주 하면 는다고 이젠 익숙한 듯 초연한 자신
부끄럽고 허기진 맘
거칠 줄 모르는 세월에 의지한 채
또 한 번의 세모를 맞는다.
2020.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