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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古松 정종명



나는 돌팔매질 받을 시를 씁니다

"코로나19 덕분입니다"라고


팔자에 없는 할배 학당 원장이란

한시적 무보수 직함

이제 좀 쉬려했으나 늦복에

이놈의 원장 자리 웬일이람

외손자 손녀가

매일 아침 8시쯤 등교 저녁 먹고 8시경 퇴원

등록 인가도 없는 일명 조부 학당 원생들 영특하여 원장보다 말 잘하고 아는 것도 많다.

예부터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삼시 세끼 식사시간이 제일 힘든다

밥 먹이는 전쟁을 첫 시간부터 치르고

세 살 터울에 개성도 성별도 다르니 상대하기 여간 버거운 게 아니다.

내 원장 질해보니 학교 선생들 욕본다 싶어 선생님들께 존경심이 확 깊어진다

할아비 손자에게도 배울 게 있단 말

가르치며 배우기도 하니

이 또한 덕분입니다. 

하찮을 것 같은 학당 그래도

나름 학습 계획을 세워 운영합니다.

매일 할배 농장에 현장학습을 나가면 개와 닭 먹이 주고 병아리 관찰에 텃밭 채소 물 주기

농장을 가로질러 흐르는 개울엔 다슬기 버들치 도롱뇽 개구리가 살고 있어 신나는 현장 학습 마치고

오가는 자동차 속에서는 전래 동화를 들려주고

옛말에 "방귀 질나 자 보리 양식 떨어진다더니" 저가 원장 자리 익숙해 질려니 

이제 등교 일자가 확정되어 고맙고 감사한 일입니다.


조부 학당엔 고함소리와 함께 하루의 학습이 시작되고 나 또한 즐거우니

이 또한 코로나19 덕분입니다.


2020.   05.   08.

2 Comments
윤석진 2020.05.08 09:04  
덕분에
손주님들 실컷 보시지요

좋지만 힘들지요. 아이들 보기가...
정종명 2020.05.10 08:37  
윤석진 시인님
고맙습니다.
늘 평안하시고 건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