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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바람이 인다

정종명 0 180 0

차가운 바람이 인다


                            고송 정종명



너의 흔적 지우려 애쓴 만큼

지우개의 똥처럼 둘둘 말린

그리움만 쌓인다


첫 만남의 기억을 연필로 적고

한 번 두 번 깊어진 증표

볼펜으로 눌러쓴 지울 수 없는 

사랑의 언약 싸늘히 식었다


지우개로 문질러 면 그만큼

덕지덕지 군살같이 두꺼워진 연정

더욱 생생해지는 젊은 날의 연정


내 전부를 저당 잡고 간 너 때문에

앉은뱅이 된 가슴에 차가운 바람이 인다.


2020.   12.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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