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기
백설기
古松 정종명
꿈속에서 백설기 배부르게 먹었다
일그러진 시절에 그렇게도 부럽던
구수한 떡 내음에 허기진 속은
쫄쫄 개울물 흐르는 소리 이어지던
세월 생생하여 서러운데
넘쳐나는 쌀 쟁여둘 곳간 없어 걱정하는
아이러니한 반세기
대로변 늘어선 나목에 눈부신 백설기
시루 시루 내걸고 오월의 훈훈한
바람에 지나는 나그네 눈길 붙들고
먼저 간 배고픈 영혼 달래려 허공에
차려놓은 고사상인가
달콤한 향기 날리며 환한 미소로
추억을 들추는 백설기 같아
입맛 다시네.
2020. 05. 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