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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기

정종명 0 291 0

백설기

 

                               古松 정종명



꿈속에서 백설기 배부르게 먹었다


일그러진 시절에 그렇게도 부럽던

구수한 떡 내음에 허기진 속은

쫄쫄 개울물 흐르는 소리 이어지던

세월 생생하여 서러운데

넘쳐나는 쌀 쟁여둘 곳간 없어 걱정하는 

아이러니한 반세기


대로변 늘어선 나목에 눈부신 백설기

시루 시루 내걸고 오월의 훈훈한

바람에 지나는 나그네 눈길 붙들고

먼저 간 배고픈 영혼 달래려 허공에

차려놓은 고사상인가


달콤한 향기 날리며 환한 미소로

추억을 들추는 백설기 같아 

입맛 다시네.


2020.   05.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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