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에 휩싸인 산천
불꽃에 휩싸인 산천
고송 정종명
앞산에도 뒤산에도 불이 붙어
산을 태우고 있다
금정산 우듬지에서 발아한 불이
근교 산천에 퍼져 나간 꽃불
아래로 아래로 썰물처럼 밀레 내려와
사랑에 메마른 내 가슴에도 불이 옮겨붙었다
산천에 난 불은 세월이 끄겠지만
이내 심연에 타고 있는 모닥불 같은 불은 긴 세월 잦아들 기미가 없다
눈부신 불꽃 끄지고 나면 앙상한 가지
새봄의 희망 품고 시린 계절을 버티겠지
내 가슴의 불은 오직 하나 그대의 입김만이 묘약인데 어디에도 없는 님, 뜨겁게 타오르는 불
아직도 식지 않는 젊음이 싱그럽다
오색 불꽃 휘날리며 타오르는 산야
연기도 없이 잘도 탄다.
2020. 1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