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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는 도아왔건만

정종명 0 195 0

철새는 돌아왔건만


                            고송 정종명



한 시절을 달군 시간의 그림자가

꼬리를 자르면 둥근 문이 열린다


모태의 땅을 등져야 할 이별을

감지한 별이 눈을 감아 버리는 밤

읽을 수 없는 책장을 덮는다


늪 가장자리 수초 위 줄 탁을 이룬

가슴 깊이 묻어 둔 보금자리

별장처럼 철철이 드나드는데


이역만리 모천을 찾는 연어처럼

떠나간 그대는 회귀의 본능을 잃고 

어느 하늘 아래 정을 팔았나


철새처럼 오고 가는 인연의 사슬은

멍울진 가슴에 옹이로 박혀 철없이 우는가.


2020.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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