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철이 들었어요
내가 철이 들었어요
고송 정종명
천방지축 목맨 망아지 같았던 내가
높고 낮은 것 분간할 수 있는
안목이 생겼어요
동서남북 어디로 뛸지 모르는
벼룩 같았던 내가
가야 할 곳 가지 말아야 할 곳 구분하는 감각이 생겼어요
할 말 못 할 말 나오는 대로 지껄여서
가슴에 대못을 박던 내가
말 한마디에 천양 빚을 갚는다고
따뜻한 감사의 말을 하는 지혜가 생겼어요
불같은 성격 참지 못해 온 집안 전쟁터 만들었던 내가
인내와 너그러운 넓은 가슴으로
사랑하는 여유가 생겼어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빠르다고
이제야 안목과 감각 지혜 포용의 여유가 생겨
남은 세월 쪼개서 봉사와 참회의 생활로
그간 저질러 논 과보를 반성하고
사죄하는 마음 일으켜 참 삶을
살아 볼렵니다
이참에 부모님과 가까운 사람 가슴에 박아둔 못을 뽑아낼 큰일 한번 해 보려고요.
2020.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