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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잊지 못하네

정종명 0 177 0

너를 잊지 못하네


                           고송 정종명



설매가 알싸한 향을 날릴 때부터 

국화가 필 때까지 움켜잡은 손


무시로 드나들던 집 주인처럼

반쪽 가슴을 채운 시간의 무늬는

그리움이란 아픔을 남겼다


다음 생에는 꽃을 피울 수 있을까

열렬히 걸어온 삶의 파노라마

거친 너의 호흡이 이어질 때마다

사탕수수처럼 달콤했던 밀월들

털끝에 짜릿함으로 여울지는데


놓아버리지 못한 너의 채취만 쫓다

앙상히 말라버린 몸 호수에 잠들고

과녁을 향해 달려갔던 시간들은

물거품이 되었다


노을 진 능선에 서서 발자취를 돌아본다 

그날의 추억을 반추하며.


2020.   11.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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