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잊지 못하네
너를 잊지 못하네
고송 정종명
설매가 알싸한 향을 날릴 때부터
국화가 필 때까지 움켜잡은 손
무시로 드나들던 집 주인처럼
반쪽 가슴을 채운 시간의 무늬는
그리움이란 아픔을 남겼다
다음 생에는 꽃을 피울 수 있을까
열렬히 걸어온 삶의 파노라마
거친 너의 호흡이 이어질 때마다
사탕수수처럼 달콤했던 밀월들
털끝에 짜릿함으로 여울지는데
놓아버리지 못한 너의 채취만 쫓다
앙상히 말라버린 몸 호수에 잠들고
과녁을 향해 달려갔던 시간들은
물거품이 되었다
노을 진 능선에 서서 발자취를 돌아본다
그날의 추억을 반추하며.
2020. 11.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