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의 가을빛
절정의 가을빛
고송 정종명
눈길 닫는 곳마다 가을빛 절정의
가을이 출렁이며 춤추고 있다
지리산 발치부터 혼을 뺏은
황홀한 수채화에 혼돈의 눈길 호강이다
바삐 손 놓고 서두르는 걸음
비틀거리며 어딜 찾아가는지
짠한 가슴 파문이 일렁인다
끝없이 펼쳐진 지리 능선은
어느새 대머리의 헐벗은 중년이다
멀잖아 백발의 잔설이 뒤덮겠지
붉게 타는 열기 식히느라 찬 개울에
몸 담근 그녀 덧없는 세월에 흠뻑 젖어있다
낡은 옷 벗고 예쁜 옷 지어 입고
적멸에 드는 그대처럼 내 남은 삶도
황금빛 물들겠지.
2020. 11. 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