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성
아우성
고송 정종명
핏기 잃어 말라버린 육신
빛바랜 누런 살갗 바람에 날리고
상처로 얼룩진 여린 잎새
어느새 다해버린 인연
골목에 누웠는데
질주하는 자동차 바퀴가 일으키는
세찬 바람에 아우성치며 부서지고
한 시절은 번갯불처럼 번쩍하고
낙엽 속에 묻히고...
여위어진 바람 골목 오르내리며
설어 되는 비질에 조각조각 흩어져
아수라장 된 생의 현장
강자 앞에 자꾸만 작아지는 약자의
서러움처럼 물기 빠져 바짝 마른
잎새 추풍낙엽 되어 뒹군다
너와 나 부대기는 삶의 여로
다른 듯 닮은 하나인데.
2020. 11.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