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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성

정종명 0 175 0

아우성


                       고송 정종명


핏기 잃어 말라버린 육신

빛바랜 누런 살갗 바람에 날리고


상처로 얼룩진 여린 잎새

어느새 다해버린 인연

골목에 누웠는데 

질주하는 자동차 바퀴가 일으키는

세찬 바람에 아우성치며 부서지고


한 시절은 번갯불처럼 번쩍하고

낙엽 속에 묻히고...


여위어진 바람 골목 오르내리며

설어 되는 비질에 조각조각 흩어져

아수라장 된 생의 현장


강자 앞에 자꾸만 작아지는 약자의

서러움처럼 물기 빠져 바짝 마른

잎새 추풍낙엽 되어 뒹군다


너와 나 부대기는 삶의 여로

다른 듯 닮은 하나인데.


2020.   11.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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