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의 노래
억새의 노래
고송 정종명
옷 깃에 스며드는 젖은 삭풍이
영글어 무르익는 가지를 흔들며
색을 입히는 계절
여린 몸매에 질긴 잎새 은빛 꽃
뽑아올린 억새가 바람 안고
억샌 삶의 한 풀어 천상에
하늘하늘 손 흔들고 섯다
이를 듯 평화로운 산등선에
머리 풀고 앉은 할미 고된 삶을
펼쳐 놓고 젊은 날의 영화
그리움에 잠들지 못하고
밤새 사부작사부작 뒤척인다
민둥산 넓은 분지 촘촘히 선 억새
깊어가는 가을밤 별빛 노래가 흥겹다.
2020. 10. 22.